인도네시아주재 국내업체의 지사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때 보고 느낀 점을 적어볼까 한다. 여행 목적으로만 다녀온 건 아니지만 그 곳에 있는 지인의 배려 덕분에 자카르타 시내를 돌아볼 수 있었다.
서울에서 자카르타는 6~7시간 걸리는 비교적 먼 노선이다. 오후에 출발 해서 밤 늦게 도착하는 대한항공 노선이였다. 이 때(6월)는 태풍이 필리핀을 강타하고 있었는지라, 필리핀 부근을 지날 때, 비행기 아랫쪽에 많은 구름이 있었고, 기류도 약간 불안정 했었다.
인도네시아 날씨는 적도 근처에 있어서 지리상, 태풍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는 곳이라 오히려 태풍 피해가 없는 곳이라고 한다. 태풍보다는 화산, 지진, 쓰나미 등으로 우리 기억속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나의 기억 속에도 가구회사 이름, Java, 무슬림, 정글 이런 단어가 있을 뿐 이었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청사는 인천공항에 비해 작고, 약간 어둡기까지 했다. 이 곳은 한국인에게 비자가 면제 된 나라가 아니지만, 2주일 이내의 체류를 할 것이면 비자를 미리 받지않고, 공항에 도착해서 비자를 받으면 된다. 도착비자라고 (VISA on arrival)하는데 어떻게보면 $10주고 비자를 '구입' 한다고 할 수 있다.
(참고: 비자필요 및 면제국가) 인도네시아 비자(도착비자)
공항청사를 나오자 확 다가오는 습기와 열기는 여기가 열대의 나라라는 것을 금방 알게 했다. 지인의 차로 자카르타로 이동을 했다. 한밤중이라 시내의 모습은 잘 들어오지 않았으나, 상당 수의 오토바이와 차량이 뒤섞여서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여기는 외국인이 자가운전을 하기엔 어려움이 많아 대부분 기사를 고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기사 한달 월급이 우리 돈 10만원 이내라고 하니 여간 일자리 경쟁이 치열한 곳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이곳은 중산층 대부분이 가정부를 고용하는데, 급여가 3~5만원 정도라고 한다. 인구가 1억3천 이상 되는 이 나라의 인건비 상황인 듯하다.
한국인들이 많이 주거하는 주거단지는 이곳에서도 고급 주택가에 속하며 치안이 잘 되어있다고 한다. 외국인들은 보통 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형 주택에 살고 있는데, 여기 아파트 경비는 소총을 소지하고 여럿이서 경비를 서고 있었다.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은 거의 모두가, 이곳 현지인 보다는 훨씬 나은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어디를 가든지 소지품을 검사하거나, 검문을 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곳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국내 유수한 회사들의 주재원인 경우가 많았던 지라, 경재력과 사회적 매너를 유지하고 있었다고들 한다. 즉 여기서 한국인은 얼굴이 보증 수표인 셈이다.
자카르타의 새벽이 밝아오고 있다. 아직도 박쥐들이 날아다니고 공기는 습기를 머금고 뿌옇게 보이고 있다.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