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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3. 00:42 - citybell.com

보라카이(6) 마지막날

스노클링과 점심식사를 마치고 발 마사지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 식당을 나오고 잠시 쉬는 동안 식당 뒤에서 아까 우리가 먹었던 돼지고기 바베큐를 만들기 위해 돼지를 손질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집안일을 돕고 있는지 소년들 같아 보인다.  

발마사지는 이 지역 한 마을 부녀회가 운영하는 곳으로 안내 되었다. 주로 여학생들과  원래 해오던 아줌마 한두 명이 마사지를 해 주었는데 학생들은 아직 엉터리 수준인 듯 하다.  운이 좋은 사람은 베테랑 아줌마에게 마사지를 받았고 나와 우리 가족은 처음 해 보는 듯한 여학생들에게 역시 어설픈 안마를 받았다.  마사지 후, 저녁은 해변에서 하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좀 쉬기로 했다.  

저녁 무렵 약속된 해변으로 나가보니, 정말 지금까지 보아 왔던 그 어느 석양보다 멋진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눈을 땔 수 없었던 감동이었다.

낮 동안 햇빛을 피해 다니던 모든 사람들이 해변으로 모이고 있었다.  멋진 석양과 시원한 바닷바람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이다. 우리는 그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백사장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무엇을 먹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질 않는데 볶음밥과 바베큐 그리고 맥주 정도였던 것 같다.  다들 이렇게 멋있는 풍경에 미소를 머금을 수 밖에 없으리라. 보라카이는 참 잘 선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이때 들기 시작했다.

식사를 막 마쳤을 때 갑자기 빗줄기가 쏟아지듯이 내리기 시작했다. 이런 착한 비가 있나?  식사시간을 다 지켜주네 이게 스콜인가 보다. 해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비를 피해 식당으로 들어 온지라 식당은 다소 북적거렸다.

내리는 비도 아랑곳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비는 한 20분 남짓 내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뚝 그치고 말았다. 아... 여기 비는  착하다.

비가 그치자 보라카이 해변은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일회용 문신인 타투(tattoo)나, 레게 가수처럼 머리를 꼬아주거나 마사지를 받으라는 상인들이 길거리에 많이 나와서 보라카이 밤거리를  북적거리게 하고 있다

우리는 보라카이 마지막 밤을 여러 가지 잡다한 물건을 사는 쇼핑으로 마무리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은  해변을 걷기 보다는 트라이씨클을 타 보기로 했다. 운전기사에게 호텔이름을 말하고 출발, 그런데 잘 안다고 하더니  반대로 가는 것이 아닌가? 굳이 지적해 주었더니 방향을 돌려 제대로 간다.  5분 내에 도착 했다.. 너무 가까워서 트라이시클 기사가 돌아가려고 했던 건 아닌지...

다음날 우리는 보라카이를 떠났다. 아침 일찍 섬을 나왔는데, 우리가 들어 올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안고 배에서 내리고 있다.  사실 보라카이 섬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에 충분하다. 또한 우리 기억 속에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기억 될 것이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여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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